대표적인 발가락 질환 중 하나인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고 관절이 변형되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외관상 보기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변형된 부위가 신발과 마찰하며 통증을 더욱 악화시킨다. 심할 경우, 걸음걸이와 자세에까지 영향을 미쳐 무릎과 허리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무지외반증은 선천적 요인도 있지만, 후천적인 생활습관과 신발 선택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발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으면 체중이 발 앞쪽으로 쏠려 발가락이 심하게 꺾이게 된다. 이로 인해 발가락의 변형이 점차 심해지고, ‘하이힐병’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생활과 밀접한 질환이다.
처음에는 증상이 미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변형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한다. 문제를 방치하면 다른 발가락으로 변형이 퍼질 수 있으며, 관절 탈구나 궤양까지 이어질 수 있다.
초기 무지외반증은 발가락 교정기나 발 근력 강화 운동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변형 정도가 심하고 통증이 보행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5cm 이상의 절개를 통해 수술이 진행됐지만, 이는 주변 근육과 인대를 손상시키고 회복 기간이 길어 환자에게 큰 부담을 주었다. 최근에는 최소침습 교정술이 도입되며 이러한 부담을 줄이고 회복 속도를 높였다.
최소침습 교정술은 2~3mm의 작은 절개를 통해 휘어진 발가락 뼈를 정렬하고 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절개 부위가 작아 주변 조직 손상이 적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르며 보행도 기존 수술에 비해 더 빨리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이 수술은 환자 개개인의 관절 축과 발가락 상태를 정밀히 분석해야 하므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광욱 달리자병원 대표원장은 “발볼이 좁은 신발 대신 넉넉한 신발을 착용하고, 직업상 굽 높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면 틈틈이 운동화로 갈아 신거나 발가락 스트레칭을 실천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발 모양 변형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으니, 이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