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10명인데 일자리 4개뿐…” 얼어붙은 고용시장 어쩌나

-고용보험 신규가입자 증가폭도 갈수록 줄어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행정 통계로 본 지난달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의 증가폭은 5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뉴시스

 

 “구직자가 10명이라면 일자리는 4개뿐인 상황이다.”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중 0.40까지 떨어진 구인배수에 관한 전문가의 해석이다. 구인배수란 구직자 1인당 일자리수를 뜻하는 것으로, 구인 인원에 구직 인원을 나눈 수치다. 고용부는 자체 취업정보∙채용지원∙직업상담 서비스인 워크넷을 기준으로 지난달 신규 구인 인원은 15만8000명, 신규 구직 인원은 39만2000명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규 구인인원은 전년 대비 3만8000명(19.4%) 감소한 수치로, 차갑게 얼어붙은 고용시장을 보여준다. 매월 12월을 기준 삼았을 때 2009년(12만1000명) 이후 13년 만의 최소 수치.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도 “사업장에서 구인 수효가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렇듯 일자리 자체가 크게 줄다보니 신규 구직인원이 전년 대비 11.8%(4만1000명) 감소했음에도 구인배수가 하락했다. 0.40은 코로나 팬데믹 시절이던 2021녀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의 증가 폭도 5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 1531만1000명이 가입하며 전년도 같은 달에서 1.1%(15만9000명) 증가에 그쳤다.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간으로 봐도 1.6%(23만6000명) 늘어났을 뿐인데 이는 1997년 고용보험 행정 통계 집계 이래 최저 증가 폭이다.

 

 천 과장은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16~64세 취업자는 계속 줄고, 가입이 불가능한 65세 이상 취업자는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고용보험 가입자는 과거처럼 큰 폭으로 증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용보험 가입자를 연령별로 정리했을 때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7만7000명, 16만8000명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는 10만1000명 감소했다. 30대는 6만3000명 증가, 40대는 4만8000명 감소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했지만 건설업은 감소했다. 다만 제조업의 경우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빼면 되레 8000명이 감소한 통계로, 내국인 가입자는 15개월째 감소세다. 전체 업종 외국인 가입자는 25만2000명으로 집계, 전년보다 3만7000명 증가했다.

 

 흔히 실업급여로 불리는 구직급여는 지난달 지급자(53만1000명)와 신규신청자(10만1000명)는 각각 1년 전보다 3.6%(1만9000명), 9%(8000명) 늘었다. 지난해 누적 지급액은 1~11월 10조9321억원에 12월 잠정치 8032억원을 더하면 약 11조7000억원대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11조3000억원)보다 약 4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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