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광장] 트럼프가 뒤흔드는 가상자산 시장…‘더 큰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가 10만9000달러(약 1억6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25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2명 중 1명은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가상자산 시장에 막대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투자자들이 그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거래소 이용자는 지난해 말 기준 2554만명에 이른다. 2022~2023년 2200만~2300만명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에만 200만명 넘게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10일 기준 이용자 수는 2565만명으로, 열흘 만에 11만명이나 늘어났다. 

 

 가상자산거래소 이용자 중 실명·계좌 등 고객확인제도(KYC)를 인증받은 이력이 있는 이용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57명으로 2023년 대비 315만명 증가했다. 올해(1월 10일 기준)는 13만명 늘어 1270만명에 이른다. 계좌에 실제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용자 수도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1061만명에서 지난 10일 기준 1069만명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그야말로 ‘불장’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정부의 ‘친(親) 가상자산 정책‘ 행보로 가상자산 가격이 더 오를 거란 기대감도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부터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에 따른 공급감소 기대감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시절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반년 만에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을 기념하며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 코인 ‘오피셜 트럼프’와 ‘오피셜 멜라니아’을 연이어 출시했다. 밈 코인이란 실제 효용 없이 패러디 등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화폐다. 출시 후 단 이틀 만에 시가총액이 150억 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출시 당시 20센트도 안 됐던 코인 개당 가격이 74달러를 넘기도 했다. 국내 코인 거래소에도 발행 3일 만에 상장됐다. 밈 코인은 뒷받침하는 기초 현금 흐름과 같은 자산이 없어 이를 소유한 투자자들은 코인 구매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밈 코인 판매를 “특정 시점에 누군가가 기꺼이 지불할 의시가 있는 금액에 의존하는 자산”이라며 “‘더 큰 바보 이론 투자(greater fool investing)의 결정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취임 후에는 암호 화폐에 대한 행정명령이 없어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급락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취임에 대한 기대감이 소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트럼프의 취임으로 인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가 그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 완화, 세금 감면 등 관련 정책이 실행될 경우 투자 심리가 다시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변동성이 크고, 시장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주요 코인들의 가격 변동에 따라 트레이딩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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