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2000명이 넘는 직원이 자발적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보다 4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5대 시중은행 희망퇴직자 수는 2300여명으로 알려졌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은 647명이 짐을 쌌다. 지난해보다 27명 줄은 수준이다. 신한은행에선 541명, 농협은행은 391명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모두 지난해보다 희망퇴직자가 늘었다.
하나은행은 316명이 31일자로 퇴직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약 42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1869명)와 비교하면 약 23.9%가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희망퇴직자 수는 전년보다 약 21.7%(545명) 감소했다. 연도별로 퇴직금 지급 조건과 시장 상황에 따라 규모가 달라지고 있다.
올해는 희망퇴직 연령대가 확대된 것도 특징이다. 주요 은행 대부분이 50대뿐만 아니라 40대를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달 말까지 희망퇴직제도를 시행한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대상자에 1974년생까지 포함해 전년보다 대상자를 확대했다. 그동안 대상에서 제외된 기능직원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됐다. 기능직원은 관리장 등 시설 관리, 청경업무 담당하는 직원을 뜻한다. 신한은행은 1980년대생 리테일 서비스 직원들도 신청 대상으로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은행 영업점 축소를 비롯한 조직 슬림화 추진에 따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평균 퇴직금 규모는 5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5대 은행 성과급 보수 체계 현황’에 따르면, 은행의 1인당 평균 총 퇴직금은 2022년 기준 5억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복지 지원을 포함한 희망퇴직금 3억6000만원과 법정 기본 퇴직금 1억8000만원을 합산한 수치다. 급여와 상여 등을 더해 10억원 안팎의 수령자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제2의 인생 설계를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자율적인 희망퇴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올해 은행권의 대외환경 전망이 좋지 않으면서 앞으로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질 수 있다는 예상에 퇴직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