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트럼프 2.0 시대의 시작, 금융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해야

최영미 하나은행 도곡PB센터 부장

 지난 20일 취임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전날 집회에서 자신이 약속했던 공약들을 '역사적인 속도'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이 100개 이상이었으며, 여러가지 사안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돌풍이 일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제2의 플라자합의를 추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만약 1985년의 플라자 합의와 유사한 조치가 현실화되면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는 절상되게 된다. 

 

 우리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당연히 클 것이다. 환율의 인위적 조정 가능성은 관세정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관세정책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환율 조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보호와 무역수지 개선, 미국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가용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고, 이는 자유로운 환율변동 체계에서는 어려운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관세 정책 등을 성공시키기 위해 달러가치를 인위적으로 하향 안정화시키고자 할 것이라는 예측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

 

 하지만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이끌어내더라도 많은 장애물이 남아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낮추는 데 협력하더라도, 벌어들이는 달러의 규모가 줄어든 동아시아 국가의 미국국채 소화물량이 점점 버거워지면 미국채금리는 다시 상승하게 될 것이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통화정책을 대폭 완화하도록 압력을 가한다면 관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압력,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으로 인한 저임금 노동력 감소에 기인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수있다. 이럴 때 완화적 통화정책은 더 어려워질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된다면 물가 불안과 함께 시장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지금의 환율이나 미국 국채금리 등 시장의 여러 변수는 대체로 이러한 향후 정책상황 등을 예상해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시장에서 예상치 못했던 비상한 조치가 시행돼 여러 문제들을 상쇄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이는 현재로선 불확실한 영역이다.

 

 과거 1985년 플라자 합의는 인위적인 환율조정에 성공했고,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였다.  이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였고, 미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궤도를 올라가게 되었다. 반면 일본은 엔화가치 상승이라는 충격에 금리를 크게 인하하고 대출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였다가 부동산 거품의 붕괴로 인해 잃어버린 30년이라는 결과를 맞게 됐다.  

 

 우리는 제2의 플라자 합의가 시도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트럼프 2기의 금융 및 외환 시장은 지난 몇십 년간 시도되지 않았던 관세전쟁, 제2의 플라자 합의와 같은 다양한 새로운 변수들의 전개 양상에 따라 크게 변동할 수 있다. 글로벌 정치, 경제를 종합적인 시각으로 살펴 보면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최영미 하나은행 도곡PB센터 부장>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