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관세전쟁에 미국 뉴욕증시도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보복관세 조치를 취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4.13포인트(0.30%) 오른 4만4556.0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3.31포인트(0.72%) 오른 6037.88에, 나스닥 지수는 262.06포인트(1.35%) 오른 1만9654.02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 강세를 이끈 건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다. 팔란티어 주가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24% 폭등 마감했다. 엔비디아(1.7%) 등 다른 AI 관련 빅테크도 팔란티어 실적 호조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구성 종목 모두 올랐다. 엔비디아·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는 1%대, 애플·테슬라·알파벳은 2%대 상승했다.
이날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10%를 시행했다. 이에 중국은 즉각 반발해 석탄·석유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했다. 또 중국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미국기업 구글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중 통상 갈등이 본격화했는데도 뉴욕 증시가 강세를 보인 건 시장 기대 때문이다.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이어 중국과도 극적으로 합의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둬 관세 우려가 일부 완화됐으나 여전히 관세 리스크가 잔존한 상태다”고 진단했다.
반면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9만6000달러까지 주저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발효하고 30분 만에 9만8000달러까지 밀리다가 결국 9만6330달러로 내려앉았다. 이에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라이언 리 비트겟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경제 불확실성으로 매도세가 몰리면 단기 조정이 올 수 있다. 비트코인이 9만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부펀드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전략자산 축적 취지로 매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왔다. 앞서 이날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가상자산 정책 입법을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해 규제틀을 만들고 준비금 전략 비축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각 정부 기관 수장들로 구성된 가상자산 실무그룹을 설립하도록 지시했으며, 실무그룹을 통해 디지털 자산 규제와 국가 차원의 가상자산 비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