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인뱅마저 ‘年3% 벽’ 깨져…주식·코인 ‘머니무브’ 가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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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뱅크)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연 3%대’ 아래로 주저앉았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고객을 유인하던 저축은행과 인터넷뱅크가 기준금리 인하에 금리를 하향 조정에 나섰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부터 대표 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를 연  3.00%에서 2.90%로 0.10%포인트 낮췄다. 토스뱅크는 6개월 만기 기준 연 3%, 카카오뱅크는 12개월 만기 기준으로 연 3.1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88%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같은 날(3.02%)과 비교해 0.1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지난해까지 연 3%대를 턱걸이하는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하락세를 나타내 지난달 중순부터 연 2%대로 떨어졌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 역시 전날 기준 3.15%를 기록해 한 달 만에 0.15%포인트 하락했다.

 

 2022년 말 연 6%대 중반에 달하는 수신상품들을 출시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더욱 금리를 낮추면서 시중은행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연 2.70~3.31% 수준으로, 저축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영향뿐 아니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대출을 확대할 수 없다”며 “대출 영업에 공격적으로 나설 여력이 없어 재원인 예·적금 영업에도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쪼그라들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액은 고금리 상품이 대거 출시됐던 2022년 말 120조원을 넘어섰지만, 최근엔 100조원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103조3649억원을 기록했다.

 

 예금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더 높은 수익을 찾은 투자자들의 ‘머니 무브’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권 정기예금은 21조원 감소하면서 전달(8조원 증가)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다. 반면 주식 투자를 위한 투자 대기 자금이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일 기준 54조67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49조8900억원) 대비 4조7834억원(9.6%) 증가한 규모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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