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금 랠리에 골드 투자 붐…“금 코인까지 급등”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며 금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전쟁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금 사재기 열풍이 일면서 한국조폐공사가 금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나서기에 이르렀고, 금 기반 코인도 급등하고 있다.

 

12일 한국조폐공사는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상품에 대한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해당 내용은 골드바를 판매하는 시중은행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가격은 11일 기준(100g 골드바) g당 15만6230원으로, 금 거래소가 개장한 2014년 3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국내에서 순금 한 돈(3.75g) 돌반지 가격은 60만원을 넘어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관세 전쟁 심화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금 시장의 강세는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상 완화 기조가 지속되는 한 금 가격 강세 전망은 유효하다”며 “상반기 중 온스당 30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금 기반 코인도 급등하고 있다. 금값에 연동되는 코인이란 점에서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 금 기반 코인 팍스골드(PAXG)와 테더골드(XAUt) 2종 모두 10% 올랐다. 수요 또한 동반 상승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 골드뱅킹 계좌(금을 계좌로 사고팔 수 있는 상품) 수와 골드바 판매액 등이 폭증한 가운데 금 기반 코인 거래량도 전달 대비 50% 넘게 뛴 것이다.

 

이는 미·중 갈등과 관세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과 금 기반 코인을 동시에 사재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금 기반 코인을 금과 마찬가지로 경제 리스크 방어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금 기반 코인은 기존 금 거래 방식보다 저렴한 비용과 높은 효율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금값에 대한 추가 상승 전망이 힘을 얻는 만큼 금 기반 코인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라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인판 골드러시’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들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팍스골드와 테더골드 등만 홀로 3%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금값이 본격적으로 급등하기 시작한 시점과 겹친다.

 

대표적 비트코인 회의론자이자 금 옹호론자로 유명한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털 최고경영자(CEO)은 “금 기반 가상자산은 경제의 미래”라며 “금 토큰화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을 열고, 동시에 화폐를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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