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피라미드 전략 2.0으로 수익화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AI 데이터센터(DC) 토털 솔루션 시장을 공략하고 기업용 AI 에이전트의 B2B(사업자용)·B2C(개인용) 사업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유영상 SKT 최고경영자(CEO)는 2일 ‘MWC 2025’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공개했다.
유 CEO는 “AI DC 사업은 ‘알라카르테(a la carte·맞춤형 상품)’ 형태를 갖춰 모든 유형의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며, AI 에이전트는 B2B와 B2C 모두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지속 제공하는 서비스로 혁신하고, 자강과 협력 기반으로 AI 테크 역량도 지속 강화해 AI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SKT는 AI DC 사업을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형 그래픽 처리장치(GPUaaS) ▲소규모 모듈러 AI DC ▲단일 고객 전용(Dedicated) AI DC ▲하이퍼스케일급 AI DC 등 총 4대 사업 모델로 세분화해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SKT는 지난해 12월 서울시 가산 AI DC를 개소하고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 ‘SKT GPUaaS’를 론칭하며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에 100㎿(메가와트)급 AI DC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다.
여기에 AI DC 구축의 모든 과정을 올인원 턴키로 제공하는 솔루션 사업과 소규모 모듈러 AI DC 사업 모델까지 추진함으로써 다양한 시장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SKT가 구축하는 AI DC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그룹 멤버사들의 에너지·AI 메모리·운영·보안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사들의 노하우를 총망라한 최신기술의 집합체가 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 사업은 올해 출시가 예정된 AI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를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화 실현에 나선다.
SKT는 현재 AI 에이전트 사업을 B2C와 B2B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SKT와 SK C&C가 원팀으로 개발 중인 AI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는 내부 베타 테스트를 거쳐 연내 SK그룹의 21개 멤버사로 확산하며 AI B2B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SK C&C는 1월 진행한 채용 과정에 ‘에이닷 비즈 HR’을 전면 도입해 기존 1주일 소요되던 수 천개의 지원서 검토를 4시간에 마치고, 서류 접수 마감 후 이틀만에 서류 합격자를 발표하는 등 채용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지원자 답변을 다각도로 분석해 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한 평가가 이뤄지는 AICT(AI 활용도 테스트) 기능을 통해 지원자 평가의 정확성도 크게 향상시켰다.
AI 에이전트 에이닷은 가입자 89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 74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킬러 서비스로 자리잡은 AI 통화 요약 기능을 고도화해 문서, 인맥 등의 새로운 기능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 출시를 준비 중인 글로벌 AI 에이전트 ‘에스터’도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포함한 글로벌 통신사들과 협력해 글로벌로 확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SKT는 자체 LLM을 고도화하면서 AI 얼라이언스와 협력하는 ‘자강과 협력’ 전략을 고도화한다.
SKT는 2019년 ‘코버트’를 시작으로 꾸준히 AI 모델을 개발, 고도화해 왔으며 2022년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A.X)’를 선보였다. 에이닷엑스는 사내 AI 도구, 에이닷 비즈 등으로 사용처가 확대되며 AI 확산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상반기 중 개발을 완료하는 에이닷엑스 4.0은 한국어 지식 성능에 강점이 있는 고효율 한국어 특화 LLM으로 토크나이저 효율은 1.5배 이상 높다. SKT는 에이닷엑스 4.0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연내 대화, 멀티모달 개발 등 자체 LLM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파트너십은 물론 K-AI 얼라이언스 멤버사들과의 협력도 올해 더욱 강화된다. SKT는 2023년 앤트로픽 투자를 시작으로 퍼플렉시티, 람다, 펭귄 솔루션스 등 글로벌 주요 AI 기업 대상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협력을 강화해 왔다. SKT가 투자한 글로벌 AI 기업 4곳의 기업가치는 투자 시점 대비 3.1배 상승했으며, 앞으로도 파트너십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T는 또한 글로벌 통신사들과의 AI 연맹인 GTAA 멤버사들과 AI 협력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 GTAA 회원사들은 통신사 주도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인프라,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에 뜻을 모으고, MWC 기간 중 다양한 협력을 모색할 방침이다.
SKT 주도로 설립된 K-AI 얼라이언스와의 사업·기술 공동 개발 및 협력도 가속화된다. K-AI 얼라이언스는 2023년 MWC에서 7개 멤버사로 시작해 현재 30개 멤버사로 확대됐다. SKT와 K-AI 얼라이언스 멤버사들의 AI 전문 인력은 3000여명에 달하며, SKT는 멤버사들과 기술 역량 시너지를 통해 다양한 AI 솔루션을 출시해 왔다. 코난 테크놀로지와 공동 사업화 한 AI 동시 통역 서비스 ‘트랜스토커’는 16개 기업이 사용 중이며, 몰로코와 협력한 AI 타겟 광고 플랫폼인 ‘ASUM 2.0’은 기존 대비 광고 효과성이 81% 개선되는 성과를 창출했다.
유영상 CEO는 “SKT의 AI는 탐색과 확산의 시기를 거쳐 실질적인 성과를 확보하는 시기로 전환되고 있다”며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통해 AI 사업 수익화를 본격 추진하고 한국형 AI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