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 선정 2019년 은행권 7대 뉴스

'DLF사태' 은행권 신뢰 추락…국민銀 19년만의 총파업 단행
새 인터넷은행 인가·오픈뱅킹 본격 개막…은행권 무한 경쟁 시대로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등 2019년 은행권은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국내 은행권은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세계비즈는 올해 은행권 7대 뉴스를 선정해 보았다. 

 

△DLF사태, 소비자보호 도마 위=무엇보다도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DLF사태'의 후폭풍이 거셌다. 기초 자산인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 및 영국·미국CMS금리가 하향 곡선을 그린 탓이 컸다. 저위험 선호 고객에게 초고위험상품인 DLF를 판매하는 등 불완전판매 논란도 불거졌다. 상품선정위원회 승인 없이 상품을 출시하는 등 내부통제도 부실했다. 선취수수료를 극대화하기 위한 판매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DLF 투자손실에 대해 40%~80%의 배상을 결정하기도 했다. 본점 차원의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전략 및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대규모 불완전판매로 이어져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점을 최초로 배상비율에 반영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3일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DLF사태‘를 올 한 해 가장 어려웠던 일로 꼽았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번 사태는 제도개선으로도 이어졌다. 금융위원회는 파생상품이 내재된 상품이면서 최대 원금손실률이 20%를 넘을 수 있는 상품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규정하고 투자자 보호장치를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출시=서민과 실수요자가 보유한 변동금리 및 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1%대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하반기 출시돼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정부가 밝힌 공급 규모는 20조 원이었지만 73조 9253억 원(약 63만 4875건)의 신청이 몰렸다. 수요예측에 실패했거나 이를 예상하고도 정책 홍보에만 열을 올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서민형' 대환대출인 만큼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밖에 종전 고정금리 주담대 대출자들이 이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서 배제된 점은 정책적 한계로 거론된다.

 

안심전환대출 출시는 지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4년 전엔 선착순 방식을 채택한 것과 달리 이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선 접수기간을 따로 뒀다. 또 심사를 통해 신청자의 주택가격 역순에 따라 대출 대상자를 선정했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주도하는 한국토스은행(토스뱅크)은 두 번째 도전 끝에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를 따냈다. 금융위는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의견 및 금융감독원 심사의견 등을 감안해 토스뱅크에 대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내주기로 지난 16일 의결했다.

 

토스뱅크의 주주는 토스,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한화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한국전자인증, 굿워터캐피털, 알토즈 벤쳐스, 리빗 캐피털 등 11개사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토스뱅크 출범 후 개인중금리 신용대출, 자동적금, POS대출 등 혁신상품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을 출시해 대출자가 적정 금리 이상의 이자를 지급하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물론 은행권들과 치열한 서비스 경쟁이 예상된다. 토스뱅크의 예상 출범시기는 2021년 6월이다. 

 

△KB국민은행 19년 만의 총파업 단행=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지난 1월 8일 하루짜리 총파업을 실시했다.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직급별 호봉상한제) 존폐 등을 두고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파업은 국민은행이 19년 만에 단행한 총파업이다. 

 

국민은행은 이날 전 영업점을 오픈하고 411곳을 거점점포로 지정하는 등 파업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다만 소비자들의 항의도 적지 않았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고객 불편을 초래한 점에 대해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6월 노사 현안 해결을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사제도 TFT'를 출범시키며 노사 간 이견 조율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8일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등을 두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하루짜리 총파업을 실시했다. 서울 시내 한 국민은행 영업점. 사진=오현승 기자

 

△오픈뱅킹 시대 본격 개막=이달부터 오픈뱅킹이 지난 18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오픈뱅킹은 은행의 송금, 결제망을 개방해 하나의 앱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을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다. 이날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은행 16개사, 핀테크사업자 7개사, 기존 오픈랫폼 기관 24개사 등 총 47개사다. 소비자들은 하나의 앱으로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금융서비스 전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약 50일 간의 시범도입 기간엔 315만 명이 오픈뱅킹에 가입해 773만 계좌를 등록했다. 

 

오픈뱅킹이 본격 시행되면서 모바일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은행권의 충성고객 확보 경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주요 은행들은 오픈뱅킹 전면 시행에 맞춰 우대금리 상품, 납부기일·자산관리 등 오픈뱅킹 연계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18일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이 개최됐다. 사진=금융위원회

 

△4대 금융지주 최대 실적 경신=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 한 해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2조 896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는 2조 7771억 원의 순익을 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2조 404억 원, 1조 6657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내년 전망이 많은 것만은 아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순이자마진(NIM) 감소 및 대출규제에 따른 자산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비이자수익 확대, 글로벌 비중 강화 등은 숙제로 거론된다.  

 

△우리금융지주 재출범=우리금융지주가 올 1월 11일 금융지주사 체제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2014년 11월 민영화 과정에서 해제된 후 4년 2개월 여 만이다. 우리금융은 출범 첫 해 우리자산운용(옛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및 국제자산신탁을 비롯해 롯데카드 지분(20%) 등 비은행 분야에서 사업 범위를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실적도 좋다.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조 665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경상기준 사상 최대성과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우리은행 행장이 2020년 3월 결산 주주총회까지 약 1년 간 우리금융 회장을 겸직한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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