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해외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및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그룹 실적 기여도 또한 높여나가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4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932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난 규모다.
◆해외 부문 성과, 국내 리딩금융 수성에 기여
특히 해외 부문의 성과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 1분기 글로벌 부문에서 890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784억 원)보다 13.6%나 늘어난 규모로, 그룹 손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전 8.5%에서 9.5%까지 증가했다.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신한금융이 국내 리딩금융의 자리를 지켜내는 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전체 실적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연가 기준)은 2년 연속 10%를 넘는다. 비록 2020년까지 해외 실적 비중을 전체의 20%까지 높이겠다는 ‘2020 스마트프로젝트’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국내 주요 금융그룹 중 해외 기여도는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경우 어느덧 해외 네트워크수가 162개(20개국)까지 늘었다.
◆ 亞시장서 꾸준한 실적 상승세
신한금융은 베트남을 필두로 아시아 시장에서 꾸준히 호실적을 내고 있다. 해외진출 대표 성공 사례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신한은행의 전체 국외점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나 된다. 지난 2017년 ANZ은행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는 등 영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점포수는 어느덧 60여 곳에 이른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지난해 1월 푸르덴셜베트남파이낸스(PVFC) 지분을 인수해 같은해 7월 출범시킨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도 본격적으로 베트남 소비자금융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SVFC는 이달 베트남 중앙은행(SBV)으로부터 박닌, 빈즈엉 및 동나이에 신규 지점 개설 허가를 받은 상태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인도네시아(신한인도네시아은행·신한자산운용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신한캄보디아은행)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미얀마에선 지난 2016년 은행 지점개설을 위한 라이선스를 따내기도 했다. 이 밖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과거 법인장을 지냈던 SBJ은행 역시 전체 국외점포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22%)이 높다.
◆ ‘신한퓨쳐스랩’ 등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도 가동
이 뿐만 아니다. 신한금융은 한국 및 진출국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이들 간 협력 기회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인 ‘신한퓨쳐스랩’은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 호찌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으로도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신한금융 측은 “신한만의 특화된 현지화 전략 추진 및 그룹사 간 협업 체계 구축 등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주요 진출국의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예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신한금융의 핵심 진출국인 베트남의 올해 GDP성장률을 3.3%로 크게 낮춰잡았다. 이는 지난 1986년 ‘도이모이 개혁’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전 세계에 미치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에도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본 후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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