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하우스쿡, 조리정수기에서 틈새시장 공략…제2의 도약 나서

기존 인덕션 장점에 정수기 기능 결합

1인 가구 등 간편하게 음식 조리 가능

편의점 군부대 호텔 등 국내서 흥행

동남아시아 등 해외서도 '인기 몰이'

범일산업 임직원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한준호 기자

 

 [한준호 기자] 안주하면 퇴보할 수밖에 없는 게 제조업계 현실이다. 

 

 전기밥솥과 인덕션에 쓰이는 코딩기술의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범일산업은 부품 산업으로 시작해 얼마 전 완제품 업체로 성공적인 변신을 꾀했다. 코딩기술을 활용해 정수기 기능을 결합, 음식을 조리하고 정수와 온수도 나오는 조리정수기를 내놓으면서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범일산업을 찾았다. 공장과 사무실이 하나의 건물에 있었고 전체 임직원이 55명인 중소기업이지만 정돈된 공장 상태와 활기찬 임직원들의 열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신영석 대표는 작업복 차림으로 맞았다. 국내 유일의 원천기술까지 보유한 범일산업은 조리정수기 외에 인덕션과 보온밥솥에 들어가는 부품 제조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또한 개발팀에서는 타사 제품과의 비교 및 다양한 식품을 조리하면서 색다른 레시피도 만들어내고 있었다. 

 

 LG전자 등 대기업 전기밥솥과 인덕션 가열판 납품업체에서 출발한 범일산업은 2014년 주방가전 전문 브랜드인 ‘하우스쿡’을 론칭하고 조리정수기와 인덕션 튀김기를 함께 선보이면서 완제품 제조업체로 거듭났다. 처음 개발에 들어간 건 2014년이었고 2016년 8월 인덕션 튀김기와 조리정수기를 모두 일본에서 출시했다. 국내보다는 해외 공략을 먼저 한 것인데 1년간 판매보다는 검증에 나서 취약한 부분이나 소비자가 원하는 부분을 추가해 이듬해 10월에는 국내에도 시판했다. 

 

 특히 조리정수기는 봉지라면을 알아서 끓여주는 제품으로 획기적인 반응을 불러모았다. 기존 인덕션의 장점과 정수기를 결합해 1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이 간편하게 음식을 조리해먹고 냉온수 기능과 정수 기능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보다 앞서 편의점, 학교 및 기업 식당은 물론, 호텔과 리조트, 군 부대 등에서도 라면조리기로 인기를 모으면서 B2C와 B2B 시장을 모두 석권했다. 

개발팀 사무실에 있는 범일산업의 주방가전 전문 브랜드 하우스쿡의 조리정수기 한준호 기자

 해외에서도 그 인기가 뜨겁다. 하우스쿡은 2019년부터 해외 공략에 나섰고 최근에는 조리정수기가 올해 2월 기준으로 해외 납품 설치장소 100개소를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만 해도 1년 평균 다섯 차례 현지 박람회 참석과 회사 관계자들이 매월 1회~2회 현지 업체와 제휴하고 납품을 위해 출장을 다녔다. 이런 노력의 성과가 올해 가시화된 것이다. 간편한 조작과 편리성은 기본, 여기에 식수 사정이 좋지 않은 동남아 지역에서 ‘정수기능’이 크게 어필해 설치가 많이 이뤄졌다.

 

 해외에서는 편의점(51%), 외식 매장(22%), 개인 및 일반매장(16%), 구내식당 및 기타(11%) 순으로 설치된 것으로 확인했다.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해외박람회 시연제품 현지 개별구매까지 더하면 실제 설치장소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로 일본,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 주상복합상가 편의점, 멀티플렉스와 음식점, 프랜차이즈 식당 중심으로 설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동남아 진출 중인 국내 기업 해외공장 구내식당에도 설치 중이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하우스쿡의 조리정수기는 올해 4월 국가대표 ‘브랜드 K’에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총 81개 우수 제품이 브랜드 K에 선정됐는데 조리정수기도 여기에 이름을 올려 우수성을 입증받은 것이다. 이로써 조리정수기는 해외에서 공신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돼 날개를 단 셈이다. 

 

 하우스쿡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조리정수기 외에 인덕션 튀김기 등 여러 제품군을 개발 완료했고 조리정수기도 최근 리뉴얼 신제품을 탄생시켰다. “면 요리를 즐기는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도 조리정수기가 차츰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인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주문과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신영석 하우스쿡 대표는 귀띔했다.

 

 또한 조리정수기 전용 그릇과 전용 라면 등 여러 제품군과의 협업에도 나서 새로운 ‘조리정수기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수출 대상 국가 역시 일본과 동남아를 넘어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등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하우스쿡은 단순한 부품 납품업체에서 일반 상품 제조업체로의 성공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타 중소기업의 모범이 되고 있다. 

범일산업 전경 한준호 기자

 tongil77@segye.com

 

 <기업연혁>

 ◆1980년 범일금속공업사 개인기업으로 설립

 ◆1998년 범일산업주식회사 법인 전환

 ◆2014년 하우스쿡 상표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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