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임산부에게 여름은 고단한 계절이다. 몸이 무거운 상태에서 불볕 더위를 견디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어서다.
임신하게 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에너지 활동량이 커져 더위를 부쩍 많이 타게 된다. 이같은 증상이 심한 임산부들은 밤잠까지 설치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기 생각에 더운 날씨에도 냉방병에 걸릴까 에어컨도 마음대로 틀지 못하기도 한다.
민경수 대전 더블유 여성병원·산후조리원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여름철 폭염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임산부 건강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실내외 온도차, ‘5~7도’ 넘지 마세요
여름철, 산모들은 실내외 온도관리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임산부 혈액량의 증가로 신진대사가 활발해 일반인보다 2~3배 정도 온도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실내외 온도 차이가 5~7도를 넘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게 가장 좋다. 또 임신 14주까지의 산모가 고열에 노출될 경우 태아의 뇌 손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실내외의 온도 차이가 클 경우 감기 등에 쉽게 걸리고 심한 경우 스트레스로 자궁 수축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민 원장은 “땀을 많이 흘렸다면 찬물샤워는 피하고 체온과 비슷해 배에 자극이 덜한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게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여름철 기력저하, 충분한 수분·영양섭취
임신으로 빈혈이 있고, 입덧이 심한 사람일수록 폭염에 취약하다. 또 임산부는 일반인보다 체온이 높고, 몸의 체형변화로 쉽게 지치는 만큼 기력이 떨어지기 쉽다. 이렇다보니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균형잡힌 식사를 챙겨야 한다.
특히 익히지 않은 음식은 되도록 피하며, 폭염으로 자주 찾게 되는 달콤한 음료나 과일, 아이스크림 등은 주의해야 한다. 고탄수화물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임신성 당뇨를 유발할 수 있고, 자궁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경수 원장은 “폭염이라고 해서 무작정 운동을 쉬기보다, 선선한 저녁시간대에 부부가 함께 천천히 산책하며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르몬 영향에 약해진 피부… 철저한 자외선 차단
산모들은 임신 후 갑자기 피부에 기미와 주근깨가 올라와 놀라기 마련이다. 임신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없던 색소질환이 올라올 수 있다. 평소 자외선을 피하고, 선크림 등을 꼼꼼하게 발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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