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마통 한도 ‘뚝’…대출금리도 상승세

4대은행 마통 한도 5천만원으로 낮춰
가산금리 상승에 대출 이자 오름세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고강도 조치에 은행권이 일제히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대출 한도를 줄이고 나섰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가 불가피해지면서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도 서서히 오르고 있어 대출자의 빚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올해 초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 원으로 낮췄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7일, KB국민은행도 지난 7일을 기준으로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줄였다. 이렇게 되면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소비자라도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일제히 5000만 원로 묶이는 셈이다. 다만 NH농협은행은 연소득 이내에서 최대 1억 원까지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 가능하다. 이를테면 연봉이 7000만 원일 경우 7000만 원까지 한도를 두고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이너스통장은 대출 한도를 받아두고 필요 시 한도 내에서 수시로 자금을 쓸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NH농협은행의 대출 중단 사태와 맞물려 주요 시중은행에 마이너스통장 ‘가수요’가 몰리자, 금융당국은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0만 원으로 낮추라고 권고했고 은행들은 이를 수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계대출 옥죄기가 실수요자의 대출이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각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에 나서려면 대출이자에 붙는 가산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어서다. 가산금리는 업무원가, 법적비용, 위험프리미엄, 가감조정금리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며, 신용등급별 예상 손실률 변화, 은행의 업무원가, 자금조달금리 등락 등에 따라 변동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6월 기준 국내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대출금리는 연 2.92~3.53%이었는데, 지난 7월 들어선 대출금리 밴드가 연 3.26~3.70% 까지 올랐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가 본격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들어 이 금리 수준은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옥죄기 조치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도 한풀 꺾였다. 지난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중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전달에 비해 6조 2000억 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9000억원 증가하며 전월(6조원)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하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8월 중 3000억 원 느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7월 기타대출 증가액(3조6000억원)을 크게 밑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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