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일상생활 속에서 손발저림 증상이 수시로 나타나 스트레스 받는 이들이 많다. 손과 발이 저리면서 가사 노동이나 학업, 직장 업무 등에 매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
환자들은 이런 증세를 일시적인 피로 증상, 혈액순환 문제 등으로 여겨 제때 치료하지 않은 채 방치하기 마련이다.
분명한 점은 손발의 말초동맥이 쉽게 폐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말초동맥이 폐쇄되어도 측부순환이 있어 전체적으로 혈액순환이 막히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간혹 손발동맥 일부가 일시적으로 연축이 오는 레이노증후군이라는 것도 있는데 그 병 자체가 매우 드문 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손발이 저리고 먹먹하고 둔한 증상은 말초신경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일 확률이 높다. 만약 손발저림이 서서히 진행하거나, 양 측이 다 저린 경우, 양 손과 발이 동시에 저린 경우, 손발이 저리지만 따뜻하고 피부색이 정상인 경우, 손발이 아픈 것보다 저리거나 감각이 둔하고 시큰하고 찌릿찌릿한 경우라면 혈액순환 문제가 아니고 말초신경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손발이 저린 말초신경 질환 유형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손목터널증후군 ▲지연성 척골신경마비 ▲당뇨성 다발말초신경병증 ▲요골신경마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손목터널증후군은 가장 흔한 손 저림의 원인 질환으로 꼽힌다. 손목에는 손목뼈와 그 위를 덮고 있는 인대 사이의 공간인 손목굴이 존재한다. 이 손목굴을 통하여 손바닥과 손가락의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말초신경(정중신경)이 통과한다.
만약 손목을 많이 쓰면 손목굴이 좁아지는데 손목굴 안에 있는 정중신경이 눌려서 손이 저린 증상이 바로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주로 중년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데 가사, 식당 일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일을 많이 할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지연성 척골신경마비도 상지 국소신경마비의 흔한 원인으로 대부분은 팔꿈치 관절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어릴 때 팔꿈치 관절에 손상을 받아서 생긴 외반주 기형이나, 어릴 때 팔꿈치관절이 골절되어 발생하는 부정유합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형으로 척골 신경이 수십 년 동안 손상을 받아서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지연성 척골신경마비다.
요골신경마비도 흔한 국소신경마비 질환이다. 음주 후 팔 배게를 하다가 신경이 눌러서 생기거나, 외상에 의해 팔골절이 생기면서 손상이 오는 경우가 많다. 손을 위로 젖힐 수 없는 운동신경마비와 함께 주로 손 등부위가 저린 증상이 특징이다.
다발말초신경병증은 몸 전체의 이상, 즉 대사이상(당뇨병, 비타민 결핍), 알코올 중독, 항암치료 부작용, 그 외 약물 부작용(항생제, 부정맥 약 등), 자가면역질환 등에 의해 발생한다.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 당뇨병이다. 또, 당뇨환자의 가장 흔한 3대 합병증 중의 하나가 바로 당뇨성 다발말초신경병증이다. 발병 시 몸 양측에서 증상이 발생하는데 발가락 끝부터 증상이 등장해 발바닥, 발목, 손가락, 종아리 순으로 서서히 증상이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가느다란 직경의 신경을 침범하며 대부분 통증 및 감각의 둔화를 느낀다.
주로 발끝이 먹먹하고, 양말을 덧대 신은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저리거나 시린 증상, 화끈한 증상 등을 호소한다. 상대적으로 운동신경마비는 드문 편이다.
이처럼 손발저림의 원인질환이 다양한 만큼 증상 발생 시 조속히 의료기관에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는 게 권고된다. 먼저 자세한 병력 청취, 문진 등을 시행한 다음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를 시행할 수 있으며, 감별진단을 위해 뇌·척추 MRI나, 말초혈관검사, 혈액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고도일병원 조양제 원장(신경과 전문의)은 “손발저림 치료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 규명”이라며 “철저한 진단검사를 통해 원인질환을 밝혀내고 이에 따른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 각각의 다양한 원인에 따른 맞춤 약물요법, 신경 내 약물주사, 수액주사요법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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