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초기에 방치하면 수술 불가피?... 망가진 수정체 제거해야

사람의 눈은 카메라와 매우 흡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정체라는 조직은 카메라로 비유하면 렌즈에 해당하는 것으로, 눈으로 들어온 빛을 하나로 모아 망막에 상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백내장이 생기면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면서 빛이 제대로 모이지 않고 산란하여 밝은 날에도 흐리게 보이거나 눈부심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려지고 사물이 이중으로 겹쳐 보일 수도 있다.

 

백내장이 발생하는 이유는 너무나 다양하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은 단연 노화다. 나이가 들면서 백내장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8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백내장 유병률이 거의 100%에 육박할 정도다. 고령화가 진행되며 우리나라에서도 노인성 백내장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노년층의 시력 관리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젊은 층이 백내장으로부터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선천적인 요인으로 백내장이 생기기도 하고 눈에 외상을 입거나 스테로이드제 등의 약물 부작용, 포도막염과 같은 안내질환 등이 원인이 되어 백내장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자외선은 수정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백내장을 예방하고 싶다면 모자, 선글라스 등을 이용해 눈에 자외선이 닿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이현철 잠실서울밝은안과 원장에 따르면 백내장은 처음에는 불편함이 크지 않고 증상도 미비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정체가 심하게 혼탁되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는 ”초기에는 약물 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어 본래 가지고 있던 수정체의 수명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며 “하지만 백내장이 너무 진행되면 실명에 이르게 되며 수정체의 변형으로 인해 급성 녹내장 등 심각한 합병증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진행하여 망가진 수정체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백내장 수술은 제 기능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수정체를 제거한 뒤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백내장으로 인해 일상 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악화된 상태라면 백내장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절개 범위를 최소화 한 초음파 유화흡입술을 통해 백내장 수술을 더욱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면 절개 범위가 적어 통증이 거의 없고 수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심지어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단, 백내장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당뇨나 고혈압 등을 앓는 경우가 많아 수술 전 미리 이러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최적의 컨디션을 갖출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약물을 복용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사용 중인 약물을 집도의에게 알려야 한다.

 

이현철 원장은 ”수술 후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사후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수술 부위에 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양치, 세안을 최소 이틀간 삼가야 하고 머리감기나 샤워 등은 일주일 뒤부터 할 수 있다. 눈을 보호하기 위한 플라스틱 안대 등은 2주 이상 착용해야 한다. 눈을 비비거나 눈에 충격을 주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내장은 환자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채 발병하여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50대 이상부터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진단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효율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내장 수술은 방식과 사용하는 인공수정체의 종류 등에 따라 예후나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경험이 풍부한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내게 가장 잘 맞는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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