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증시는 마이크론의 호실적 발표로 주가 반등을 시도했던 반도체 업종 주가가 재차 약세를 보이며 코스피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가 당선되며 엔화 강세가 나타난 점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엔화 강세 시 원화도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국내 수출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자동차 업종 등 수출주 주가가 하락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 완화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경감, 중국 경기부양 기대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한국 3분기 실적 부진 우려, 미국 선거 불확실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하락 요인으로 점쳐진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0.2포인트(0.31%) 오른 2569.71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2.01포인트(0.08%) 오른 2563.70으로 출발해 상승 폭이 다소 확대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85포인트(0.90%) 오른 768.98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1.60포인트(0.21%) 오른 763.73으로 출발해 상승 폭이 확대됐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 부각으로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자 글로벌 증시는 부진했으나 코스피는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1.14% 하락했지만 SK하이닉스는 2.96% 상승하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정부에서 자국 기업들에 엔비디아 제품 대신 중국에서 생산한 AI 칩을 사용하라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업종 전체 투심에도 영향을 줬다.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도 하락했고 외국인이 반도체주에 대해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다음 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필두로 3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한다. 다만,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보다 낮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외에도 한국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에 대해선 눈높이를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인해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져 있으며 원화 강세로 수출 기업들의 마진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등 글로벌 주식시장 악재는 점차 걷혀가는 중”이라면서도 “한국은 3분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측면이 있어 미국 주식시장 대비 상승 폭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하락 시, 종목 장세가 나타나는 경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확실해 보이는 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하다. 금리 하락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성장주와 배당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바라봤다.
글로벌 주식은 중동 리스크 여파를 주목해야 한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 후 중동에서의 무력 충돌 확신 우려가 확대됐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된다. 미국도 대선을 앞두고 유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피하고 싶기에 확전은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갈등 확대 여부가 이번 주 시장 흐름에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