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 송승현 씨는 지난해 초 쿠팡의 ‘와우 멤버십’에 가입했다. 당시 쿠팡의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쿠플)’가 국내프로축구 K리그 전 경기 생중계를 예고한 상황에서 와우 멤버십이면 쿠플 무료 이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후 K리그 중계 시청은 물론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영국) 등 해외 유명축구팀의 방한 경기 때도 단독 예매가 진행된 쿠플을 요긴하게 활용했다.
평소에는 쿠플이 제공하는 영화, TV 예능프로그램을 즐겨봤다. 그리고 원래 온라인 쇼핑에는 큰 관심이 없던 송 씨는 와우 멤버십 혜택 중 쇼핑 무료배송 혜택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꾸준히 쿠팡 쇼핑을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OTT 서비스를 앞세워 멤버십 회원을 늘린 쿠팡의 전략을 네이버에서 채택했다. 26일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기존 혜택에 더해 세계 최대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콘텐츠 무료 이용권을 주기로 한 것. 네이버와 손을 잡은 넷플릭스는 “이번 협업을 통해 시청자의 이용자 편의와 혜택을 강화하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넷플릭스의 콘텐츠와 게임을 경험하게 해 멤버십 효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윈윈(Win-win)을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번 혜택 추가를 ‘파격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월 구독료(4900원)가 넷플릭스의 여러 요금제 중 가장 싼 기본 이용권 월 구독료(5500원)보다도 저렴할 뿐 아니라 쇼핑·음식배달∙편의점∙극장 할인 등 기존의 멤버십 혜택도 그대로 품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쿠플을 앞세워 멤버십 회원을 모을 때와 비슷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더군다나 넷플릭스는 다음달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오징어게임의 후속편으로, 국내외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 작품이 곧 출시되는 시점에서 네이버가 넷플릭스 무료 이용권이 포함된 멤버십을 준비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혜택 추가로 네이버 멤버십 회원이 유의미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네이버는 멤버십 회원의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멤버십 매출 등을 바탕으로 회원 수를 1000만 명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쿠팡이 밝힌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400만 명. 네이버가 넷플릭스를 품고 이커머스 경쟁사 쿠팡 추격에 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