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가상자산 거래소, 법인 고객 ‘미리 모시기’ 분주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이 법인 고객 미리 모시기에 나섰다. 올해 하반기부터 법인의 가상자산거래가 가능해지면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법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빗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최근 법인 대상 영업 채널을 개설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특히 시중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본격적인 법인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업계 점유율 1위인 업비트는 지난달 28일 법인회원 가입 문의 페이지를 새롭게 오픈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양식에 맞춰 법인명과 법인유형 등을 기입하면 업비트 내 법인 담당자가 관련 안내를 하는 방식이다. 현재 업비트와 제휴 중인 케이뱅크에 가상자산 법인계좌 개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문화체육관광부, 지방자치단체, 국세청 등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 중 법인계좌 개설 기관이 100곳을 넘길 것으로 전해졌다. 업비트 측은 “은행 계정이 생기는 부분이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금융당국에서 비영리와 교육기관의 거래를 허용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빗썸도 같은날 부터 법인 회원 가입 신청을 받고있다. 빗썸의 법인 회원 가입 서비스는 법인이 가상자산 투자 시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맞춤형 안내와 상담을 제공한다. 회원 가입을 신청하면 전담 매니저가 직접 방문해 관련 제도 안내 등 가입 시 필요한 사항을 지원할 예정이다. 여기에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으로 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변경하면서 보다 탄탄한 금융권 연계 기반을 확보했다. 빗썸 관계자는 “법인 고객 입장에서 중요한 건 거래소의 신뢰도와 투자 효율성, 그리고 파트너로서의 성장 가능성”이라며 “빗썸은 단기 거래를 넘어서, 기업의 전략적 자산 운용 파트너로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코빗은 제휴 은행인 신한은행과 현재 법인 영업 부서를 중심으로 국가기관, 상장사를 비롯한 영리 법인과 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법인을 대상으로 전략적 영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법인 고객 유치에 신속히 대응하고, 금융당국이 발표한 로드맵에 맞춰 단계적으로 법인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코인원은 법인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코인원 측은 “카카오뱅크과 지속적으로 논의 중인 상황”이라며 “다만 현재 비영리법인 외 기관투자 등에 대해서는 그 시기나 방법적으로 구체화된 사항이 없는 만큼, 정책적인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이 법인 회원 모집에 미리 나선 것은 금융당국이 최근 법인의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 방안을 3단계로 추진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론 법집행기관, 비영리법인, 가상자산거래소 등(현금화 목적)에 먼저 계좌 발급을 허용하고, 향후 전문투자자 법인(투자·재무 목적), 일반법인 등의 순으로 점차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법인들이 가상자산거래소에 회원으로 가입해 가상자산을 매매할 수 있게 되고, 거래소 입장에선 기존 개인 투자자에 더해 법인 회원들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 중 금융사를 제외한 상장법인과 금융투자 상품 잔액 100억원 이상인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은 총 3500여곳에 달한다. 가상자산업계에는 오는 3분기 상장법인·전문투자자 등록 법인 회원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에 따라 실적이 좌우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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