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10일 자국에 대해 125%의 관세 폭탄을 퍼부은 미국에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상호 존중이 전제조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관세전쟁을 고집한다면 끝까지 맞서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중국 상무부 허융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압박과 위협, 협박은 중국과 올바른 거래 방식이 아니”라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평등한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허 대변인은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의 원칙에 따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견을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미국에 촉구했다.
그는 또 “미국의 관세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규탄하고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중국은 미국의 강압적 관세에도 수준 높은 대외 개방을 확고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로 고통을 받는 수출기업들에 대해서는 내수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산 수입품이 중국 내 자유무역시험구를 통해 진입하면 추가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자유무역시험구 내의 현행 관세 정책은 변함없다”며 “관련 규정에 따라 상품이 관련 특별감독관리구역을 벗어나 국내시장에 진입할 때는 관세를 내야 한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각국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며,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무역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세계 경제 질서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이 미중 양국과 국제사회의 이익을 무시한 채 관세 전쟁과 무역 전쟁을 고집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올렸다.
중국도 미국을 향해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유지하면서 이날 낮 12시 1분(현지시간)을 기점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8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는 맞불을 놨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