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들, 올해 부동산보다 ‘금·채권·ETF에 분산’ 주목

부자의 경기전망과 자산관리 계획. 하나금융연구소 

 

올해 경기 불황이 예고되면서 부자들은 예금, 금, 채권 등 안전자산의 투자를 넓힐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17일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3010명(부자 884명·대중부유층 1545명·일반대중 581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프라이빗 뱅커(PB)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부자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대중부유층은 1억원 이상∼10억원 미만이다.

 

이들은 예금(40.4%)을 제외하고 올해 투자의향이 가장 높은 자산은 불황형 상품의 대표 격인 금(32.2%)을 꼽았다. 다음으로 금리 인하 시 가격이 상승하는 채권(32.0%) 투자 수요가 높았고, 아직 채권에 투자하고 있지 않은 부자들도 새롭게 투자할 것이라는 응답이 타 상품 대비 높은 특징을 보였다. 

 

다음으로 직접 투자하되 지수를 추종함으로써 좀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관리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선호가 29.2%로 높았고 주식(29.0%)을 통한 직접투자 의향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부자 중 74.8%는 올해 실물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도 63.8%였다.

 

올해 부동산 매수 의향은 지난해 50%에서 44.3%로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 매도 의향은 31.0%에서 33.6%로 소폭 증가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줄었지만, 여전히 안정적 수익처라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불안했지만, 금융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거둔 부자보다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거둔 부자가 좀 더 많았다”며 “투자의 1등 공신인 부동산에서 또 다른 기회를 찾으며 때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인식은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을 보유한 대중부유층과 부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가상자산 보유율은 2022년 12%에서 지난해 18%로 최근 3년간 연평균 15%씩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가상자산을 보유했던 경험자(14%)까지 더하면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은 코인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은 가상자산에 대해 변동성이 커 도박처럼 위험하다고 봤으나 가상자산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일반대중은 7.4%, 부자들은 9.2%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이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확대를 고려하는 모습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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