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가 적용된 첫 무역 성적표가 나왔다. 지난달 한국의 철강 제품 수출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무역협회는 3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10억4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5.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수출 중량도 15.5% 줄어든 71만t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지난달 12일부터 한국 등 주요 국가의 철강 제품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각각 25%, 10% 부과하고 있다.
기존에 한국은 연간 263t까지는 미국으로 보내는 철강 제품에 관세가 면제됐던 만큼 그 영향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하지만 철강 거래는 통상 수개월 전 미리 이뤄지고, 관세 외에도 현지 경기 동향에 따른 수요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되기 때문에 관세 부과 후 몇 주의 결과를 두고 관세 영향을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이번 감소는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자동차 제조 등에 쓰이는 철강판(-26.5%)에서 두드러졌고, 철강판과 수출 규모가 비슷한 강관 제품 수출액은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철강 업계는 장기적으로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는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새로운 통상 환경에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고, 포스코도 현대체철의 제철소에 공동 투자해 물량을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