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내달 상장…기업가치 10조 전망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품질검사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주목받는 백신 제조·판매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SK바이오팜을 뛰어 넘는 흥행을 기록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음달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공모가를 확정해 9~10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주당 4만9000~6만5000원이며 희망공모가로 예상한 총 공모금액은 1조1245억5000만~1조4916억5000만원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으며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주관한다. SK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는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6일 미국 노바백스의 백신 ‘NVX-CoV2373’을 독자적으로 생산해 국내에 공급하고자 노바백스와 기술 이전 계약을, 질병관리청과 백신 공급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가 개발한 합성항원 방식의 ‘NVX-CoV2373’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허가·판매 권리를 확보했다. 또 질병청과 맺은 공급 계약에 따라 기술 이전을 통해 생산된 물량 중 2000만명분(4000만도즈)을 국내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업계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를 상향조정하는 추세다. 주관사 선정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는 약 3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이 부각되면서 5조~6조원까지 몸값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또 상장 후 기업가치가 10조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을 포함해 시가총액이 4조972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시총이 5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IPO대어로 여겨졌던 SK바이오팜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필요성이 커지는 시점에 상장을 추진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후에도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올들어 IPO시장이 흥행을 이어가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예상했다.

 

신석호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대상포진, 수두 등 자체 개발한 백신이 전체 매출의 4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 백신산업 내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각각 코로나19 백신 CMO(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매출이 올해 본격화되면 매출과 수익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상장 후 주식유통물량 비중이 25% 미만이라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물량)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국가들이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할 예정이라 수요가 안정적일 수 있지만 이후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면 공급 단가가 낮아질 우려도 있다. 또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짧게 책정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IPO 시장에 대한 과열 신호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요예측에서 공모희망가 상단을 초과해 상장한 후 주가가 떨어질 경우 향후 공모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상장과 동시에 ‘따상상(2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지만 곧바로 주가가 추락한 바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공모시장은 분명 과열로 해석하고 있다”며 “IPO시장 수익률도 떨어질 때가 있다는 것에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대어급 공모주 참여에도 보수적인 접근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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