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김민지 기자]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명 시대. 어디를 가든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면서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이른바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이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경제활동을 의미하는 ‘펫코노미’ 시장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8900억원에서 2020년 5조8000억원대로 성장하고, 올해는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산업의 발달과 함께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펫테크’ 제품도 등장했다.
펫테크(Pet-tech)는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을 합성한 신조어다. 반려동물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돌보는데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이 결합한 형태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반려동물의 모습을 무선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반려동물 카메라, 건강 관리용 웨어러블 기기, 로봇 장난감 등이 있다.
◆ 반려동물도 명품 쓴다…고가 펫케어 제품 인기
반려동물을 위한 상품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챙기고 단장하려는 소비자 욕구에 맞춰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고급화하고 있다.
유럽의 명품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반려동물 용품 시장에 진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400년 전통 이탈리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경우 반려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펫 컬렉션의 지난해 1~8월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이 제품들은 고가임에도 매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택시와 보험 상품도 속속 등장했다. 카카오는 반려동물 전용 택시 시장에 진출한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일 반려동물 택시 국내 1위 브랜드 ‘펫미업’을 인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에 반려동물 전용 서비스 ‘펫택시’를 추가하고 펫택시 사업부를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펫미업은 지난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반려동물 전용 택시다. 누적 이용 건수가 5만건으로, 국내 펫택시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펫보험 산업도 성장 중이다. 국내에서 반려동물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이다. 보험사들은 반려동물이 병원에 갈때 실제 의료비를 보장해 주고 돌발행동으로 생기는 금전적 피해도 보장해 주고 있다.
◆ 유통·제약업계, 반려동물 사업 박차…포트폴리오 다각화
국내 유통·제약업계에서도 관련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NS홈쇼핑은 반려동물 상품을 강화하기로 했다. NS홈쇼핑은 지난 1월 온라인 쇼핑몰인 NS몰의 반려동물 상품 카테고리를 개편했다. 반려동물 전담 MD를 보강하고, 기존 반려동물 상품 카테고리를 펫용품과 펫푸드로 분리하는 카테고리 리뉴얼을 진행했다.
SSG닷컴은 지난달 23일 이마트 성수점 내 ‘몰리스’ 매장에서 라이브커머스 쓱라이브(SSG.LIVE)를 진행했다. 몰리스는 이마트의 반려동물 전문점 사업으로 현재 32개 점포에 있다.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반려동물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GC녹십자랩셀은 동물 진단검사 전문 회사 ‘그린벳(Green Vet)’을 설립하고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한다. 그린벳은 진단 검사를 비롯해 반려동물의 전 생애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예방, 치료,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비보존 헬스케어는 기존 LED 사업 영역을 펫코노미 시장으로 넓힌다. 해당 제품은 LED를 활용한 펫드라이룸으로, 반려동물 산책이나 목욕 후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와 종근당바이오는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했다.
이처럼 반려동물 산업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갈 길은 멀다. 아직 국내에서는 반려동물과 관련한 법적 제도가 미비하다.
향후 반려동물 시장의 발전을 위해선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가령 정해진 기준점이 없어 부르는 게 값처럼 돼 버린 반려동물의 진료비나 보장 범위가 좁은 금융상품 등이다.
앞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반려동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반려동물 3법(보험업법, 수의사법, 동물보호법)’을 대표발의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은 중년기 이후로 접어들면 질병 발생 빈도가 높아져 의료 비용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므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inj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