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기자] 코로나19와 기술 발달이 맞물리면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의 HMR이 간편함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웠다면, 이제는 건강은 물론 프리미엄 수준의 퀄리티까지 더해진 RMR(레스토랑 간편식:Restaurant Meal Replacement)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RMR은 유명 맛집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 대체식품으로 지난해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급성장하는 등 유통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HMR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추산하는 국내 HMR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조2700억원에서 2019년 4조 원대로 커졌으며, 올해는 약 2배 늘어나 5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외식보다는 ‘집밥’을 찾는 이들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식품업계와 산업계가 협업 제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유명 레스토랑의 메뉴까지 RMR로 등장했다.
산업계와 식품업계의 협업 HMR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주요 식품업체들이 ‘팀 비스포크’를 꾸리면서 출시됐다. 삼성전자가 밀키트와 HMR 등을 조리할 수 있는 신개념 조리기기 ‘삼성 비스포크 큐커’를 선보이고, 프레시지·마이셰프·청정원·풀무원·동원·오뚜기·앙트레·hy·호텔신라·테이스티나인·캐비아·랭킹닭컴·CJ제일제당 등으로 구성된 ‘팀 비스포크’가 큐커 전용 밀키트를 각각 출시했다.
비스포크 큐커는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그릴, 토스터 기능을 한데 합쳐, ‘멀티쿡’ 기능으로 4개 존(zone)에서 4가지 음식을 동시 조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팀 비스포크는 큐커에 최적화된 전용 레시피를 공동 개발해 제품으로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앙트레와 hy는 각각 ‘타코 파티팩’, ‘양갈비 스테이크’ 등 홈파티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밀키트를 출시했고, 프레시지는 제주도 고기 명가 ‘흑돈가’를 비롯한 전국 지역 특산 음식 밀키트를 선보였다. 호텔신라의 경우 ‘안심 스테이크’, ‘떡갈비’, ‘메로 스테이크’ 등 총 3종으로 구성된 ‘신라 다이닝 앳 홈’ 상품을 큐커 전용 밀키트로 선보이며 호텔 파인 다이닝을 HMR로 구현했다.
프리미엄 HMR을 넘어 최근에는 전국의 유명 맛집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RMR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원할머니 보쌈족발’과 협업으로 ‘원할머니 보쌈족발 레스토랑 간편식(RMR)’ 2종을 선보였다. 홈술족과 혼술족의 증가함에 따라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안주 상품 수요도 동반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김수빈 세븐일레븐 간편식품팀 MD는 “최근 직접 식당에 가거나 배달을 기다리지 않고 가까운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간편식 안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당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양한 상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 니즈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GS25 역시 압구정 인기 퓨전 한식 맛집으로 알려진 압구정 ‘호족반’과 손잡고 ‘부대찌개 정식 도시락’, ‘트러플 감자 베이컨 주먹밥’, ‘듀오샌드위치’, ‘봉골레 칼국수’ 등 총 4종의 RMR을 출시했다. CJ프레시웨이는 찜닭 브랜드 ‘봉추찜닭’과 협업해 오리지널 레시피를 그대로 살린 봉추찜닭 제품을 소포장으로 선보였다.
대형마트도 RMR 전쟁에 속속 참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9월 전통 갈비 맛집으로 알려진 ‘송추가마골’과 손잡고 ‘요리하다X송추가마골 LA꽃갈비’를 출시했다. 홈플러스는 매드포갈릭 및 양대창구이 전문점 오발탄 등 유명 맛집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RMR 제품 18종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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