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연속 베이비스텝으로 한미 금리차 최대…한국은행 결정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4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차례 연속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에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인상을 두고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오는 25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25%p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4.75∼5.00%인 미국 기준금리는 5.00∼5.25%로 올랐다.

 

 FOMC는 이날 ‘만장일치’로 금리인상을 결정하고 성명을 통해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했다. FOMC는 이번 성명에서 지난 3월 당시 포함됐던 “추가 정책 강화(금리인상)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미 기준금리 상단이 5.25%까지 오르면서 한국과의 금리차는 최고 1.75%p로 벌어졌다. 이는 역사상 최대폭의 금리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사실상 마지막 금리 인상이라는 점을 시사한 만큼 한미 금리 역전폭이 추가로 더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졌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 때 당장 금리 인상을 중단하자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이제 최종금리에 가까워졌다는 의견은 나왔다”고 설명했다.

 

 금리차이가 크게 벌어진 만큼 이달 25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월과 4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연속 동결했다. 시장에선 사실상 국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2월 연속 경상수지 적자를 비롯해 갈수록 경기 하강 신호가 뚜렷해지는 만큼 한은이 다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하며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었다. 2월 경상수지 적자는 5억2000만 달러(약 6861억원)로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낸 건 원유값이 크게 오르고 남유럽 재정 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지난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한은이 5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환율 정책도 미국 통화정책 기대에 따라 미 은행 혼란, 경상수지 적자 흐름과 연결될 수 있는데 이제는 국내 전반적인 경제 흐름을 생각하면서 이를 우선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사상 최대로 벌어지면서 환율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할 필요성도 커졌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면 국내 투자 외국 자본 유출이 우려되고 우리 경제에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40원을 넘나들고 있다. 

 

 다만 다수 전문가들은 환율이 1350원대 1차 저항선을 잠시 돌파하더라도 이후에는 진정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350원을 상단으로 보되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이 올라갈 가능성은 적다. FOMC 이후 환율이 진정 국면으로 갈 것”이라며 “4월의 경우 배당금 역송금 관련 부분도 있었고 수출 데이터도 좋지 않았지만 이런 부분들이 5월부터는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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