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펫코노미] 반려견도 MBTI 검사해요…펫코노미 탑승한 기업들

펫코노미 성장세에 반려동물 친화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은 LG유플러스가 개발한 강아지 성향분석검사 DBTI를 소개하는 모델의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반려견이 허공을 바라보며 짖는 모습을 보고 걱정됐던 A씨. 펫 커뮤니티 앱을 설치해 반려견 MBTI를 검사한 결과 외향적이고 사람에게 의존하는 성향이라는 분석 결과를 받았다. 성향에 맞는 행동교정 팁을 전수받아 실행하자 짖음 현상이 사라져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

 

 #6살 반려견 ‘두콩이’를 키우는 B씨는 주말 나들이 코스로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에 들를 생각이다. 반려견과 동반 입장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것은 물론 이색적인 ‘견생샷’을 남길 수 있는 점이 메리트다. 대기 시간이 길다는 얘기를 듣고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기로 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을 뜻하는 ‘펫코노미(펫+이코노미)’가 급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인구를 뜻하는 펫팸족은 국내 1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분의1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7년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계는 발 빠르게 반려동물 연계 서비스를 선보이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먼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반려동물 양육 팁을 한데 모아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눈에 띈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7월 반려동물 서비스 플랫폼 ‘포동’을 선보였다. 포동은 반려견 버전 MBTI(성향분석 검사)인 ‘DBTI’를 개발해 검사 결과를 토대로 행동교정 가이드를 제공한다. 포동에 가입한 40만 회원끼리 소통하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홈 CCTV와 원격급식기, 간식로봇을 결합한 스마트홈 펫케어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된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앱 ‘헤이나나’를 2021년 11월부터 운영 중이다. 최근 들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회원수 10만명, 12월 15만명을 돌파했다. 헤이나나는 반려동물 양육인들이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운영한다. 현재는 펫시터(반려동물 돌봄인)∙도그워커(산책 대행) 중개 서비스도 추가됐다.

 

 단순히 반려견과 동반 입장하는 것을 넘어 함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도 늘었다. 메가박스는 2022년 수원 영통점에 세계 최초 반려견 영화관 ‘퍼피 시네마’를 열었다. 별도 이용료를 내거나 구독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면 영화 관람은 물론 미용·스파·야외 플레이그라운드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타벅스가 올해 초 오픈한 반려견 동반 매장 구리갈매DT점에도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매장 2층에는 50평 규모 펫 존이 별도로 조성돼 있다.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를 그대로 구현한 포토존에서 견생샷을 남길 수 있어 견주들 사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강아지들이 스타벅스의 반려동물 친화 매장 ‘구리갈매DT점’ 내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타벅스 제공

 견생샷을 남기기 위한 필수요소, 패션에도 펫코노미 바람이 불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는 프리미엄 펫 용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발맞춰 관련 브랜드 수를 기존 11개에서 23개로 늘렸다. 실제로 에스아이빌리지에 입점된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슈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신장했으며 28만원대 반려견 전용 카시트가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BYC는 2022년 레트로 감성이 가득한 반려견용 의류라인 ‘개리야스’를 론칭해 화제를 모았다. 개리야스는 BYC의 대표 상품인 백색 내의 ‘메리야스’와 ‘개’를 합친 단어다. 반려견용 쿨 런닝부터 김장조끼, 빨간내복, 기모 터틀넥티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반려견 친화 항공 서비스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티웨이항공은 국내선과 국제선 일부 노선에 반려견 동반 여행 서비스인 ‘티펫’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운송 가능 무게를 9㎏까지 허용한다. 반려견의 이름이 적힌 전용 탑승권을 발급하는 등 세심한 서비스로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2년 5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반려견 전용 여행 도시락 ‘펫밀’을 선보였다. 지난해부터는 ‘펫 패스’ 서비스를 통해 반려견과 함께 국내선을 탑승하면 1개, 국제선을 탑승하면 2개의 스탬프를 적립해주기 시작했다.

 

 장례 문화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보람상조는 지난해 8월 반려동물 전용 상조상품 ‘스카이펫’을 출시했다. 스카이펫은 서비스 구성에 따라 4종으로 나뉘며 가장 고가인 상품의 총 납부액은 480만원이다. 반려동물 사망시 장례지도사가 출동해 수습하고 염습하는 절차로 장례가 치러진다. 단독 추모실을 이용 가능하며 헌화꽃과 장례증명서 등을 반려인에게 제공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펫 시장은 어린이 시장처럼 고급화되기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 상품을 선호하는 수요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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