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바뀐다는 10년 동안 국내 주식부호들의 면면에도 변화가 생겼다. ‘창업부호’가 2배 이상 증가했고 그들의 분야도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10년 전과 현재의 국내 주식부호 상위 50명의 현황을 비교한 자료를 31일 발표했다. 대상은 2014년 12월20일 자료와 지난 27일 자료로, 올해 개인별 보유주식은 연말 종가로 계산했으며 비상장사 보유지분은 순자산가치에 보유지분율로 반영했다.
우선 주식부호 1위는 10년째 삼성가(家)가 수성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12조912억원)에서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조1671억원)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2위는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9조9213억원), 3~4위는 이재용 회장 모친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5조4824억원)과 여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조9023억원)이 나란히 이름 올렸고, 5위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4조3859억원)이었다. 조 회장을 포함한 18명은 신규 진입자다.
상위 50명 중 창업으로 부를 쌓은 ‘창업부호’는 10년 전 5명에서 올해 12명으로 늘었다. 그들의 백그라운드도 IT 위주에서 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 이차전지 등으로 다양해졌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8위),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10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13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8위),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전 회장(20위),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24위),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40위) 등이다.
여성부호 7명은 모두 상속으로 부를 일궜다.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김영식 여사(고 구본무 LG 선대회장 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그들이다. 이 중 구 대표만 신규 멤버다.
주식부호 50인의 평균나이는 10년 전 55.9세에서 올해 61.3세로 늘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42세)이 최연소, 정몽구 명예회장(86세)이 최고령이었다.
주식부호 50인 전체의 지분가치는 84조1235억원에서 86조798억원으로 10년간 2.3%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시장 가치가 1311조원에서 2319조원으로 76.9% 커진 것과 대비된다. 이는 지난 10년간 경영권 승계와 상속 과정에서 보유지분이 분산된 것에 더해, 새로 편입한 창업부호들의 지분가치가 올해 들어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