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는 M&A 시계] 상장사 중심으로 ‘PE’ 거래 활발

 움츠러든 인수합병(M&A)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몸값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내려온 상장사를 중심으로 PE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상장사 마녀공장과 리파인이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 형태로 매각됐다. PE는 투자전문 운용사가 소수의 고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 후 주식이나 투자증권에 투자하고 기업체질 개선 등을 통해 지분을 매각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경영권 참여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 3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와 마녀공장 경영권 거래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모회사 측이 보유한 51.87%의 지분을 1900억원에 매각하는 거래다. 거래가를 고려하면 마녀공장 기업가치를 약 3700억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이번 거래는 케이엔엘파트너스의 실사와 펀딩을 거쳐 종결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인 엘앤피코스메틱 역시 500억원 내외의 후순위 출자를 단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획대로라면 매각가 1900억원에서 출자 금액을 제외한 현금이 회사로 유입될 전망이다. 

 부동산 권리조사 기업인 리파인은 최근 LS증권과 사모펀드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최대주주로 맞았다. LS증권은 국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약 65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LS증권은 GP커밋(운용사 출자금)으로 200억원을 출자한 뒤 총 850억원을 리파인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납입했다. 해당 자금은 스톤브릿지가 지난 2023년 6750억원 규모로 결성한 블라인드펀드로 투입하는 900억원과 함께 이창섭 대표 등 9인이 보유한 지분 34.1%를 사오는데 전량 활용한다. LS증권은 매수인 지위를 스톤브릿지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리얼티파인으로 약 16%를 양도했으며, 향후 교환사채(EB)를 발행할 예정이다.

 

 다만 소액주주를 외면했다는 논란도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소액주주 보호 정책과 정반대의 인수 구조를 짰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액주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업계에서는 LS증권이 설계한 이번 거래 구조가 최대주주와 매수인에만 전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최대주주는 시가의 2배에 가까운 프리미엄을 받고 경영권을 넘겼고, 매수인은 자사주를 활용해 프리미엄을 낮췄지만 다른 주주들은 어떠한 이득도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경영권 인수 이후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면 소액주주도 주가 상승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코스피 상장을 앞둔 권선 기업 에식스솔루션즈의 290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지난 3일 마무리했다. 미래에셋-KCGI컨소시엄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한 주식을 투자자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에식스솔루션즈 지분 약 20%를 취득하게 된다.

 

 올해도 M&A 시장에서 PE의 활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어려울 때 PE는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어 투자 관점에서는 일부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자금 여력을 갖춘 대형 PE에 한정될 수 있으며, 자금 조달이 안 되는 중소형 PE의 소외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철강, 화학, 이차전지 등 주요 업종의 불황으로 성장산업 M&A보다는 구조조정만 늘어나고 있는 점도 한계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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