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낮의 피로감, 수면무호흡증 의심

우리는 하루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낸다. 하지만 단순히 잠을 잔다고 해서 모두가 충분히 회복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수면 중 발생하는 문제들은 피로나 졸림 같은 단순 증상을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은 조용히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이를 정확히 진단하고 관리하기 위해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가 필수적이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신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를 기록해 수면의 질과 구조를 분석하는 검사다. 코와 입을 통한 공기의 흐름, 가슴과 복부의 호흡운동, 뇌파, 안구운동, 혈중 산소포화도, 심전도, 근전도 등 여러 생체 신호를 측정하여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등 다양한 수면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

 

사진=조현진 잘듣는이비인후과 원장

특히, 이 검사는 단순히 증상을 관찰하는 것을 넘어 수면 중의 생리적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준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거나 불규칙해지는 질환으로, 가장 흔한 형태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이다. 이는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며 주요 증상으로는 심한 코골이, 낮 동안의 극심한 졸음, 피로감 등이 있다. 방치할 경우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조현진 잘듣는이비인후과 원장은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잠버릇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며 “특히 심혈관계나 대사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시간당 무호흡-저호흡 횟수를 나타내는 무호흡-저호흡 지수(AHI)를 측정하면 질환의 중증도를 파악할 수 있다. 경미한 경우에는 생활습관 개선이나 체중 감량이 권장되며, 중등도 이상의 경우 지속적 양압기(CPAP) 사용이나 필요 시 외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조현진 원장은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중등도 이상의 환자라면 전문적인 치료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부터 국내에서는 수면다원검사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검사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환자가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큰 병원의 경우 검사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건강한 삶은 질 높은 잠에서 시작된다. 반복되는 피로나 낮 동안 졸림 증상이 지속된다면 이를 단순히 스트레스나 과로로 치부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적절히 관리한다면 더 나은 삶의 질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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