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주담대 부실 높아…리스크 관리 강화해야

업권별 주택담보대출 보유 차주 연령 비중. 보험연구원

 

상호금융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차주들이 제때 채무를 갚지 못하는 채무불이행 비율이 높고, 그중에서도 60대 이상의 다중채무자 비율 상승세가 높게 나타났다. 상호금융 주담대에서 부실이 나면 전체 금융시장 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보험연구원은 한국신용정보원 신용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낸 ‘업권별 주담대 리스크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상호금융 주담대 보유 차주의 채무불이행자 비율은 지난해 8월 기준으로 9.4%로 은행 2.1%, 보험회사 5.3%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주담대 평균금리도 지난해 8월 상호금융 5.2%, 은행과 보험사가 4.0%로, 3년 전인 2021년 상호금융 3.1%, 은행 2.6%, 보험사 2.9%였던 데 비해 금리 차이는 0.5%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커졌다.

 

업권별 차주당 평균 주택담보대출 보유 잔액은 은행 1억5000만원, 상호금융 1억1000만원, 보험회사 1억4000만원 수준이다.

 

또한 상호금융 주담대 보유 차주는 소득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높은 60대 이상 연령대 비중이 높고, 타 업권과는 다르게 다중채무자 비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특성이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60대 이상 주담대 보유 연령 비중은 상호금융에서 46.4%로 은행 28.0%, 보험회사 30.1%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중채무자 비율도 상호금융에서 상승하고 있다. 다중채무자 비율은 전체 업권을 비롯해 은행, 보험회사에서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이지만, 상호금융에서는 2022년 12월 저점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다중채무자 비율은 상호금융이 30.3%로 은행(22.3%)보다는 높고, 보험회사(36.1%)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규모가 증가한 주담대에서 나타나는 리스크를 업권별로 비교해 살펴본 결과 상호금융에서 채무불이행자 비율이 은행, 보험회사보다 높아 이들 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상호금융은 소규모 단위조합이 많고 차주당 대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총대출 잔액 규모는 작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부실이 발생할 경우 전체 금융시스템 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상호금융은 감독대상 단위조합이 많고 감독 소관 부처가 일원화 돼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관리·감독이 어려워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도 쉽지 않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상호금융 주담대 보유 차주는 소득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높은 60대 이상 연령대 비중이 높고, 타 업권과는 다르게 다중채무자 비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는 부실 발생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실 발생을 방지하고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상호금융의 각 중앙회는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행정안전부는 새마을금고에 대한 부실금고 지정과 이를 관리·감독하기 위한 적기시정조치를 법제화해 리스크 관리 방안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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