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카드사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보험상품의 비중을 늘리고, 급전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보험계약대출의 이율 구조도 개선해 금리부담을 완화한다.
21일 금융당국은 제6차 보험개혁회의 열고 이러한 내용의 보험 판매채널 책임성 강화방안, 성과체계 개편 등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금융기관보험대리점에 대한 상품 다양화와 비중 확대를 추진한다.
은행(방카슈랑스), 카드사(카드슈랑스), 농·축협, 증권사가 보험대리점으로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은 보험 판매채널 다양화 등의 목적으로 2003년 도입됐다.
금융기관보험대리점 채널은 특정 보험사 판매 비중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주로 저축성 보험 위주로 판매하고 자동차보험과 종신보험을 판매하지 못하는 등 상품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또 모집 인원은 2명, 점포 내 지정장소에서 판매하는 등의 모집방법에도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규제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최근에는 시장 위축 등으로 일부 보험사가 금융기관보험대리점과 판매 제휴를 중단하면서 판매 비중 규제 준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A조합에서는 고객이 만기가 도래한 상품의 재가입을 원했지만 판매 비중 때문에 타사 상품을 추천하거나 2~3개월 뒤 재방문을 요청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2년간 판매 비중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올해 혁신금융서비스 1차 년도에는 생명보험시장은 33%, 손해보험시장은 50% 혹은 75%로 판매 비중 규제비율을 완화한다.
1년차 종료시점에 중간점검을 통해 판매 비중을 유지할지, 하향할지 등을 결정하고, 2년 차에는 운영결과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제도화 할지 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보험회사들은 은행 등 계열사 상품 몰아주기 우려가 나오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계열사 판매 비중을 생보사 상품은 25%, 손보사 상품은 33% 혹은 50%를 유지한다. 또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이 제휴 보험사별 판매 비중을 월별 공시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보험사 상품 제휴 요청을 거절하거나 차별하지 못하는 조건을 부과한다.
이와 함께 보험계약대출에 대한 금리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그동안 가산금리 산정체계를 합리화하는 방향이었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우대금리 항목을 신설해 대출금리 체계를 개편하는 방식으로 보험계약대출 금리부담 완화를 추진한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은 유지되면서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일정 범위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출로 은행 대출이 어렵거나 급전이 필요할 때 이용한다. 금리는 기본금리(보험상품의 예정이율)와 가산금리를 더해서 산정되는데, 이는 타업권의 유사 상품인 예금담보대출 등과 구조가 동일하며 자금조달 비용 등을 감안한 금융권의 일반적 원칙이다.
다만, 이로 인해 과거 6~8%의 고금리 계약 상품의 경우 상품의 이율이 보험계약대출의 기본 금리로 설정돼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 소비자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최근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약 71조7000억원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기존 계약대출 중 금리 6% 이상 고금리 계약은 16조6000억원(23.2%)으로 50대(7조4000억원, 25.3%)와 60대 이상(4조5000억원, 27.5%) 연령대의 고금리 계약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회사가 정하는 일정 기준(예:6%)을 초과하는 고금리 보험상품의 계약자가 대출을 받으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고령자에 대해서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주요 업무원가가 낮은 비대면 온라인 채널 이용자, 일정 기간 대출이자 미납이 없는 건전 차주, 보험료 미납 시 보험계약 유지를 위한 자동대출 실행건 등에 대해 우대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