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지난해 고환율과 건설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1조2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2024년 연간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누적 매출 32조6944억원, 신규 수주 30조5281억원, 영업이익 –1조2209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샤힌 프로젝트 등 대형 현장의 공정이 순항 중인 가운데 올림픽파크 포레온 등 주택 부문의 실적이 반영됨에 따라 연간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10.3% 증가한 32조 6944억원으로 연간 매출 목표인 29조 7천억원의 110.1%를 달성했다.
연간 수주 누계는 30조 5281억원으로, 이는 연간 수주 목표인 29조원의 105.3%를 달성한 금액이다. 특히 국내 주요 주택 프로젝트인 대전 도안 2-2지구 공동주택 신축공사, 부산 괴정 5구역 재개발 사업을 비롯해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설계, 사우디 자푸라 프로젝트 패키지2 등 고부가가치 해외 프로젝트를 통해 수주잔고 89조9316억원을 확보하며 안정적 성장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고환율·원자재가 상승 기조가 지속하면서 1조220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는 1년 전(7854억3000만원)보다 2조63억원 감소한 수치다. 현대건설이 영업 적자를 기록한 건 2001년 이후 23년 만이다. 4분기 손실은 1조1310억원, 연간 순손실은 7364억원으로 역시 적자로 전환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연결 자회사(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에 기인한 것으로,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공정 관리를 강화해 수익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조3964억원, 순현금은 2조1498억원이며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144.7%, 부채비율은 178.8%이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 감소로 연결 기준 –7364억원을 기록했으나 현대건설은 투자개발사업의 이익 실현 등으로 별도 기준 세전이익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등급은 업계 최상위 수준인 AA-(안정적)다.
현대건설은 2025년 매출 목표로 30조3873억원, 수주 목표로 31조1412억원을 설정했다. 영업이익 목표는 1조1828억원이다. 주요 원전 프로젝트와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통해 견조한 매출을 이어가는 한편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해 핵심 프로젝트 위주 선별 수주, 원가율 및 공사비 관리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혁신 기술 및 상품 개발, 저경쟁·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한다. 동시에 주택 부문의 독보적인 브랜드 경쟁력과 견고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해 건설업 불황에 따른 위기 극복에 매진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원전을 포함해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태양광·수소사업 등 청정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기후 변화와 폭발적인 에너지 소비 확대에 대응하고 신개념 주거상품 개발과 생산기술 혁신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며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지속가능한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