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 대비 100% 이상 늘어날 거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HBM4 12단 제품을 통해 HBM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우현 담당은 2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강한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전년 대비 10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담당은 “특히 올해는 ASIC(에이직) 기반의 HBM 고객 수요도 의미있게 증가함에 따라, 고객 기반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현재 HBM3E 12단 공급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 계획대로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중 HBM4 공급을 시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 세일즈앤마케팅 담당은 “SK하이닉스 HBM4 제품은 이미 기술 안정성과 양산성이 입증된 1bnm를 적용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중에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고 공급을 시작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담당은 “HBM4 공급은 먼저 12단 제품으로 시작하고, 이후 16단 제품은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공급할 예정으로 그 시점은 내년 하반기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6단까지 적층하는 패키징 기술에 대해선 기존 어드밴스드 MR-MUF 공법을 HBM3E에서 선제적으로 적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HBM4의 16단 양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HBM4에선 처음으로 베이스 다이에 로직 파운드리를 활용해 성능과 전력 특성을 보강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TSMC와 적극적으로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낸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성 중심의 운영과 수요 상황에 맞춘 유연한 판매 전략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김석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 담당은 “SK하이닉스는 지난 다운턴 기간동안 레거시 테크를 중심으로 감산을 진행했고, 지난해엔 늘어나는 eSSD 수요에 대응을 하기 위해 일부 웨이퍼 생산을 늘렸지만, eSSD를 제외한 제품은 일반 응용처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생산을 유지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낸드는 수요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 현재와 같은 운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생산을 조정하고 재고 정상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양산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청주에 건설 중인 M15X는 올해 4분기 팹을 오픈할 예정이며, 용인 클러스터 1기 팹도 2027년 2분기 오픈을 목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규 팹들의 건설로 올해는 인프라 투자비가 크게 증가하지만, 전체 투자비는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관측했다.
SK하이닉스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도 내놨다. 연간 배당은 고정배당금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상향해 총 현금 배당액을 연간 1조원 규모로 늘렸다. 다만 향후 연간 배당은 고정 금액만을 지급할 예정이다. 기존에 지급했던 연간 FCF의 5%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데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누적 FCF의 50%를 총 환원 재원으로 설정하는 기존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연간 배당 외 추가 환원은 동 재원을 활용하여 정책기간이 종료된 후 재무 건전성 목표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추가로 환원한다는 방침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