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원인은 다양… 가까운 병원에서 꾸준히 관리하세요

[정희원 기자]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뇌손상이 발생하면서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기는 병적 증상의 복합체다. 병증이 진행됨에 따라 인지기능이나 기억력, 지남력, 집중력, 계산력 등 매우 다양한 능력이 저하된다. 주로 노년기에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심장병과 암, 뇌졸중에 이어 4대 주요 사망 원인으로 불릴 만큼 매우 중요한 신경질환이다.  

 

치매의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그 자체가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의 악화를 점진적으로 초래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치매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뇌조직이 손상을 입으며 치매가 발생하는 것이다. 루이체 치매는 레비소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가 신경세포를 죽여 진행된다.  

 

이밖에 파킨슨병으로 인한 치매, 전두측두엽치매, 수두증에 의한 치매, 약물에 의한 치매, 뇌병변에 의한 치매 등 치매의 원인은 약 80~90가지로 다양하다. 

이현정 하남 연세나은신경과 원장(신경과 전문의)은 “치매에 걸리면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며 “따라서 치매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수두증으로 인한 치매는 치료가 가능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수두증이란 뇌 가운데의 뇌실에 뇌척수액이 고여 뇌실이 커진 상태다. 이럴 때에는 뇌척수액을 뽑아냄으로써 증상의 개선을 확인할 수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가성 치매의 경우, 항우울제를 복용해 우울증 자체가 좋아지면 기억 장애와 같은 치매 증상이 함께 개선될 수 있다.  

 

이 원장은 “설령 증상의 개선이 어려운 치매라더도 원인을 파악해 꾸준히 치료하며 생활습관 등을 개선해 나가면 진행 속도를 완연히 늦출 수 있다”며 “섣불리 포기하거나 환자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치매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기 때문에 치매 의심 증상이 나타나거나 어르신의 행동 등이 평소와 크게 달라졌다면 즉시 신경과 등을 방문하여 치매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몇몇 어르신들은 치매 검사를 받자는 권유에 화를 내거나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치매에 걸렸다는 의심에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이현정 원장은 “이럴 때에는 굳이 멀리 있는 큰 병원을 찾기보다는 거주지 인근의 가까운 신경과를 내원, 큰 일이 아닌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죽을 때까지 꾸준히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언제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정하고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며 “두렵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지 말고 최대한 빨리 신경과를 방문하여 제대로 된 검사를 진행하는게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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