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방식으로만 자동차보험 상품을 팔 수 있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 광고 회사를 만들거나, 광고 회사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높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어 보험영업인 노동자 연대가 이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12일 보험영업인 노동자 연대는 GA의 이런 행위는 소비자들의 보험료를 올릴 뿐만 아니라 보험업법 등을 위반한 행위라며 이날 금융감독원 앞에서 ‘보험사와 GA 불법행위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GA가 광고사를 통해 온라인채널(CM),텔레마케팅(TM)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모집질서를 위반한 불법행위라며 관련 내용을 담은 신고서를 금감원에 접수했다.
보험영업인 노동자 연대는 대형 GA가 설립한 광고 회사를 통해 직판하는 방식은 보험업법 및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독점규제,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금감원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상훈 삼성화재 노조 위원장은 “인터넷, 모바일 등 CM을 통한 보험 가입이 대면 방식보다 보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CM을 통한 보험 가입을 원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라며 “원수보험사는 경쟁사와의 신계약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GA의 보험판매 매개 광고회사에 높은 수수료를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보험영업인 노동자 연대에 따르면 원수보험사는 GA에 판매 가격 비례 비용 지급방식(CSP)으로 10~12%의 수수료를 주고 있다. 이 수치는 원수보험사가 보험판매를 위해 일반적인 광고회사에게 주는 수수료(1~5%)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또한 대형 GA 소속 보험설계사가 고객 정보를 CM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 회사에 제공해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이 정보를 통해 보험계약이 성사되면 GA의 보험판매 매개 광고 회사는 GA소속 보험설계사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는데 이는 경유계약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4월 금융당국은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금융감독원,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보험대리점협회, 핀테크산업협회, 한국소비자연맹, 보험연구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세부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당시 보험설계사들의 의견은 듣지 않고 진행해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라고 주장했다.
오세중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장은 “자동차보험 가입은 의무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이렉트 보험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막상 사고가 나면 보험금 지급, 처리 과정 등에서 문제점이 나타난다”라며 “온라인 보험 문제점에 제대로 대응해야 하는데 오히려 보험사들은 불법 행위에 가담하면서까지 판매에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GA가 광고 회사를 만들어 거기서 보험을 판매하고 심지어 (광고 회사를) 소개해 준 설계사들에게 수수료를 주는 건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금감원이 실태 파악에 나서 제대로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