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 운용제도)이 의무화되면서 대표 연금 상품으로 꼽히는 ‘TDF(타깃데이트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은퇴 주기에 맞춰 자산을 조정·운용해주는 TDF에 대한 매력이 올라간 것이다. 이에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TDF 상품의 특징과 어떤 상품들이 인기몰이 중인지 분석해 봤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디폴트옵션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디폴트옵션이란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펀드회사가 자체 전략에 따라 자산을 운용해주는 제도다.
디폴트옵션에는 여러 상품들이 있지만 그중 TDF가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 TDF는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생애주기별 자산배분’ 방식으로 이뤄진다.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TDF는 초반에는 주목받지 못하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유용성을 인정받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퇴직연금 내 TDF 적립금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해마다 2배 이상으로 증가해 올 1분기 말 기준 10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TDF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집계됐다. TDF 순자산 10조원 중 연금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TDF는 펀드 이름 뒤에 2040, 2050 등으로 숫자가 붙어있다. 이 숫자는 은퇴 목표 시점을 의미한다. 펀드 이름에 붙는 은퇴 시점(빈티지)이 멀수록 현재 투자하는 위험 자산 비율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이 TDF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익률은 어떨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은 ‘KB온국민TDF2055’가 15.86%로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2060’이 15.84%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이후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2055, 키움히어로즈TDF2050,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2050, 삼성한국형TDF2050 등 순이었다.
1년 수익률을 살펴봐도 KB운용의 ‘KB온국민TDF2055’가 15.38%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한국형TDF2050’이 수익률 15.33%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2055’와 ‘NH-Amundi하나로TDF2050’이 각각 15.00%, 12.08%로 뒤를 이었다.
3년 수익률도 ‘KB온국민TDF2055’가 40.76% 수익률로 1위였다. 한국투자TDF알아서2050이 39.37%로 2위, 삼성한국형TDF2050이 27.58%로 3위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품들은 KB운용, 한투운용, 삼성운용 등이었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DF는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 출시됐지만 상위권 10위 내 대다수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NH-아문디자산운용도 뒤늦게 TDF 시장에 뛰어든 것 대비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운용이 의외로 부진했다. 연초 이후, 1년, 3년 모두 10위권 내 들지 못했다.
나석진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 본부장은 “TDF는 국내 최초 연금특화형 상품으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되고 연금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적립식이라는 연금투자의 속성에 TDF가 잘 부합한다. 궁극적으로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와 국민들의 연금자산 증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