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의 진화] AI 가전 주도권 경쟁 막 올랐다

‘CES 2024’ 현장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를 구경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인공지능(AI) 가전 시대다. 세탁기부터 냉장고, 건조기, 에어컨, 청소기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생활가전이 AI 기능을 더해 혁신성을 높였다. AI 세탁기는 옷감의 무게와 재질에 맞춰 세탁 코스를 설정해준다. AI 냉장고는 보관 중인 식재료 목록과 유통기한 정보를 제공한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진화하는 생활가전 산업 트렌드를 짚어봤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22년 1176억 달러(약 156조원)에서 매년 12.47%씩 성장해 2027년에는 2229억 달러(약 29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챗GPT 등을 통해 AI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AI 가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고심하던 가전업계가 AI를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이유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도 혁신적인 가전이 대거 공개됐다. 특히 ‘가전 양대산맥’ 삼성·LG전자의 AI 가전 주도권 경쟁이 초미의 관심사다. 두 회사는 최근 ‘꿈의 가전’으로 불리는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출시하면서 AI 기능을 뽐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는 12일 만에 3000대 넘게 팔리며 흥행 중이다. LG전자도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판매에 돌입했다.

 

 냉장고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식재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이 적용된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를 최근 선보였다. AI가 내부 카메라로 식재료를 촬영하고 종류를 인식해 보관 중인 음식물 목록을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음식이 상하기 3일 전입니다’ 등의 알림도 확인할 수 있다.

 

 생활 필수 가전은 아니지만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미용 기기와 안마의자도 각종 첨단 기술을 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입술 상태를 진단해 관리해주는 뷰티 디바이스 ‘립큐어빔’으로 올해 CES에서 디지털 헬스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은 물에 지워지는 비영구 타투를 새길 수 있는 미니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를 선보였다. 안마의자는 단순 마사지를 넘어 온열, 명상 등 기능을 더한 헬스케어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생활가전 가격도 껑충 뛰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매장에 전시됐거나 약간의 흠집이 있는 ‘리퍼브 상품’으로 가성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관심 있는 가전을 월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렌털 서비스도 인기다. 전통적인 렌털 강자인 정수기, 비데를 넘어 최근에는 미용 기기, 펫 케어 기기까지 렌털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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