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수행한다. 신임 대표로 내정됐던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가 돌연 이직을 취소한 영향이다.
17일 다올투자증권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황준호 대표이사를 최고경영자 후보로 추천했다"며 "21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건으로 안건이 올라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황 대표는 다올투자증권 대표직 임기를 마친 뒤 부회장으로 승진해 다올금융그룹 전반을 총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다올투자증권 정기 주주총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대표를 맡을 새 인물을 영입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2023년 3월부터 다올투자증권을 이끌어왔다. 황 대표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빚어진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를 줄이기 위해 충당금을 쌓으며 부동산PF 관련 위험자산을 줄이는 등 재무구조 안정화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임 신임 대표 내정자는 긴급 공식입장을 통해 "다올투자증권의 대표이사직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여러 가지 사유로 해당 결정을 변경하고 한양증권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번 결정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유가 아닌, 인수합병(M&A)와 관계된 여러 변수와 현직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역할과 책임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라고 한양증권 잔류를 선언했다. 이어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족한 저를 믿고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어줬으나, 돌연 거취 변화로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한 점을 생각하면 감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과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 대표의 한양증권 잔류 결정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국세청이 KCGI의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한양증권 인수가 불투명해진 점의 영향이라는 관측이다. 임 대표의 잔류로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